설교

세미나
제1/7강 말씀이 기록이 되기까지
특별집회 | 말씀의 현장(생명의 말씀 속으로) | 강사: 時木 정병한 담임목사 | 시편 19:1~14 | 2024-03-19
본문 | 시편 19:1~14
1 하늘이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궁창이 그의 손으로 하신 일을 나타내는도다 
2 날은 날에게 말하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 
3 언어도 없고 말씀도 없으며 들리는 소리도 없으나 
4 그의 소리가 온 땅에 통하고 그의 말씀이 세상 끝까지 이르도다 하나님이 해를 위하여 하늘에 장막을 베푸셨도다 
5 해는 그의 신방에서 나오는 신랑과 같고 그의 길을 달리기 기뻐하는 장사 같아서 
6 하늘 이 끝에서 나와서 하늘 저 끝까지 운행함이여 그의 열기에서 피할 자가 없도다 
7 여호와의 율법은 완전하여 영혼을 소성시키며 여호와의 증거는 확실하여 우둔한 자를 지혜롭게 하며 
8 여호와의 교훈은 정직하여 마음을 기쁘게 하고 여호와의 계명은 순결하여 눈을 밝게 하시도다 
9 여호와를 경외하는 도는 정결하여 영원까지 이르고 여호와의 법도 진실하여 다 의로우니 
10 금 곧 많은 순금보다 더 사모할 것이며 꿀과 송이 꿀보다 더 달도다 
11 또 주의 종이 이것으로 경고를 받고 이것을 지킴으로 상이 크니이다 
12 자기 허물을 능히 깨달을 자 누구리요 나를 숨은 허물에서 벗어나게 하소서 
13 또 주의 종에게 고의로 죄를 짓지 말게 하사 그 죄가 나를 주장하지 못하게 하소서 그리하면 내가 정직하여 큰 죄과에서 벗어나겠나이다 
14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구속자이신 여호와여 내 입의 말과 마음의 묵상이 주님 앞에 열납되기를 원하나이다
제1과. 말씀이 기록이 되기까지

성경은 하나님의 계시다. 계시는 인간이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사람이 경험한 하나님의 계시는 무엇인가? 하나님의 창조다. 천지만물을 지으셨고 사람을 지으셨다. 에덴동산을 여셨다. 살게 하신 그곳에서 첫 사람이 타락했다. 에덴동산에서 추방을 당했다. 장차 마지막 아담이 와서 회복한다. 사람을 지으시고 다시 구속하시는 이야기가 담긴 것이 성경이다. 그러므로 기독교는 계시의 종교이자 책의 종교다. 그만큼 기독교는 계시가 담긴 성경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나님의 계시가 담긴 이 책은 우리에게 어떻게 오게 되었을까? 간략하게 말한다면 가장 먼저  계시의 경험이 있었다. 하나님의 계시를 경험한 사람들이 있었다. 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계시가 전해졌다. 후일 문자가 되고 오늘날 우리가 지니고 활용하는 기록이 되었다. 하나님의 계시가 우리 손에 잡히는 기록되기까지의 일반적인 과정을 추적해보자. 성경으로 들어가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 의미 있는 단계가 될 것이다. 


1. 구전(口傳, Oral Tradition)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시대. 이를 구전(口傳, Oral Tradition)시대라고 한다. 각종 설화가 탄생했다.  

창11:1 온 땅의 언어(구음,language)가 하나요 말(speech)이 하나였더라


2. 문자(文字, writing system. letter) 

문자는 언어를 기록하기 위한 상징체계다. 따라서 기록과 소통의 도구다. 문자의 역사는 문명의 발달과 궤를 같이 한다.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중국, 인도문명이 그것이다. 기원전 3000년경에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최초의 문자인 점토판 쐐기문자가 등장한다. 비슷한 시기 문자를 신의 선물로 보았던 이집트인들이 상형문자(모양글자)를 사용했다. 사물의 모습을 본뜬 형태를 지녔다는 점에서 그림문자와 같으나 추상적인 의미까지 표현했다는 점이 다르다. 사자 모양의 문자가 사자라는 동물 자체 뿐 아니라 용기라는 뜻도 표현한다는 점이 좋은 예다. 여기에서 페니키아 알파벳이 기원했다. 페니키아 알파벳이 그리스 알파벳으로, 후일 서양 알파벳의 뿌리가 되었다. 한자는 기원전 2000년경 중국 은나라 시대에 만들어졌다. 원형은 점을 치던 갑골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한자가 계속 늘어났다. 문자는 발생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문명과 문화 패권의 상징이었으며, 사회적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있다.

문자의 발명과 발전을 생각할 때 반드시 고려할 사항이 있다. 문자의 기록이 기억과 사회생활에 도움을 준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인간의 경험을 현저하게 축소시켰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기억의 증진 장치가 인간의 경험을 제한한다는 이 역설을 이해하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폭넓게 이해하는데 아주 중요한 관점이다. 문자의 발명으로 소리가 언어가 되고 기록이 되었다. 성경은 정보의 전달이 목적이 아니라 계시다. 애초 계시는 글이 아니라 말이다. 그런데 문자로 기록한 이후 이 글을 말보다 더 신뢰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계시와 백성들의 활동이 글로 옮겨지는 순간 많은 것이 사라진다. 아브라함을 생각해보라. 그가 하나님의 음성을 글이 아니라 말로 받았다. ‘떠나라’는 글이 아니라 말로, 음성으로 들렸다. 눈이 아니라 귀로 들은 계시다. 그가 받은 계시가 글로 옮겨지는 순간 음성을 들을 때 스쳐가던 바람 소리, 새의 울음소리, 벌레 소리 등은 생략된다. 따라서 하나님의 말씀을 더 깊이 이해하려면 상상력과 오감을 발휘해야 한다. 

창12:1~4 
1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2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하게 하리니 너는 복이 될지라 
3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하신지라 
4 이에 아브람이 여호와의 말씀을 따라갔고 롯도 그와 함께 갔으며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에 칠십오 세였더라


3. 종이 (紙, paper) 

종이는 문자를 기록으로 남기는 가장 대표적인 도구이다. 종이(paper)의 어원은 파피루스(papyrus)다. 파피루스는 기원전 4000년 말부터 중국에서 종이가 발명되기 전까지 일반적인 필기도구였다. 파피루스의 약점인 내구성을 해결한 것이 기원전 17세기부터 사용된 양피지다. 가격이 비싸고 무게가 많이 나갔기 때문에 파피루스처럼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았다. 양피지를 본격적으로 사용한 시점은 바벨론포로에서 귀환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성전을 재건하면서 많은 양과 염소를 제물로 바쳤는데, 그 가죽이 성경필사용 양피지로 가공되면서부터다. 이 외에도 성경에는 기록 도구들이 더 나온다. 돌판(the tablets of stone)과 토판(a clay tablet)(겔4:1)이다.

출24:12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너는 산에 올라 내게로 와서 거기 있으라. 네가 그들을 가르치도록 내가 율법과 계명을 친히 기록한 돌 판을 네게 주리라

이렇게 만든 모세의 율법책이(신31:24) 여호수아와(수24:26) 사무엘을(삼상10:25) 거쳐 에스라와(스6:18) 느헤미야시대에 있었다(느8:1-8). 예레미야가 하나님의 명령을 두루마리에 기록했다(렘36:2-4). 에스겔도 그랬다(겔2:9-10, 3:1-3). 이들보다 훨씬 앞선 세대를 살았던 다윗 시대에도 두루마리가 있었다(시40:7). 모두 필사한 것이다. 

책은 부유층의 상징이었다. 조선시대 대학, 중용 책값은 쌀 서른 말이었다. 이는 논 두세 마지기의 일 년 생산량이었다. 로마시대 파피루스 책 한 권 값이 노동자 오만일 임금이었다. 양피지 성경 한 권 값은 약 2억 원, 독일 바이에른 지역에서는 포도밭을 팔아 책 한 권을 샀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15세기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도서관의 장서가 총 122권이었다고 하니 얼마나 책이 귀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천덕꾸러기가 된 책 이면의 역사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귀한 성경을 너무 가치 없이 대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성경은 그 안의 내용을 떠나 이미 그 책의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엄청난 책이다.

4. 인쇄 (印刷, Printing)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는 ‘직지심체요절’이다(1234년). 고려 시대 청주목(淸州牧)에 있었던 사찰 흥덕사(興德寺)에서 만들어진 불교 인쇄물이다. 종교적인 목적으로 인쇄가 발명되었다는 것은 유럽도 마찬가지다. 성경을 베껴서 쓰는 일들은 독일의 발명가 구텐베르그가 1453년 금속활자 인쇄술을 발명한 때까지 계속되었다. 2세기에서 15세기까지 성경의 일부 또는 전부에 대한 사본들이 알려진 것만으로도 약 4000개가 된다고 한다. 구텐베르그의 활판인쇄술의 발명으로 성경을 손으로 필사하던 시대는 지나고 대량으로 인쇄해서 사용하는 시대가 도래 했다. 성경의 대량 보급과 함께 신학적인 사상의 대량 보급과 함께 종교개혁의 확산을 가져왔다. 그 이전에 성경 한권을 만들려면 무려 3년이 걸렸다. 구텐베르그의 인쇄술이 발명된 이후 가장 대중화된 것이 성경이라고 보면 틀림이 없다. 오늘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종교개혁, 유럽의 르네상스, 신문은 인쇄술의 발달 없이는 불가능한 일들이었다. 

* 참고자료: 세계에는 내로라하는 도서관이 많지만 누구나 인정하는 1급 도서관의 조건이 있다. 셰익스피어 전집 초판이나 구텐베르크의 ‘42행 성서’를 갖고 있느냐다. ‘42행 성서’는 독일 구텐베르크가 1450년 무렵 금속활자를 개발해 최초로 찍은 성경을 가리킨다. 대영도서관 고서(古書)연구원이 지중해 연안 어느 나라 도서관에서 ‘42행 성서’를 조사할 때 책상 옆에는 총을 든 경비원이 지키고 서 있었다고 한다. 구텐베르크는 모두 180부의 성경을 인쇄했다. 이 중 30부가 양가죽으로 만든 것이고 나머지는 종이본이었다. ‘42행 성서’ 한 부를 만드는 데는 320마리의 양가죽이 들어갔다. 이런 희귀성 때문에 ‘42행 성서’는 경매에서 책으로서는 늘 최고가를 경신해 왔다. 1978년 240만달러에 팔려 기네스북에 오르더니 87년에는 539만달러로 배 이상 뛰었다(2010년 6월 3일 조선일보 만물상 김태익).

5. 디지털 시대 (Digital Era) 

파피루스나 양피지에 손으로 필사하던 시대에서 종이에 활판으로 인쇄하던 시대를 지나 디지털 앱(Application)성경이 등장한 지금은 가히 웹(web)시대라 할 수 있다. 웹(web)은 www(world wide web)으로 온 세계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인터넷 통신망시대의 중추다. 데스크 탑, 스마트폰, 테블릿 PC 등의 등장으로 종이 책보다 스마트폰이나 테블릿 PC로 책을 읽는 시대가 열렸다. 이에 발맞추어 앱으로 개발된 성경은 휴대가 간편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SNS(사회 소통망)와 연결 전달효과가 극대화되고 있다. 앱 성경 안에서 제공하는 컨텐츠를 활용하여 효과적인 성경공부를 할 수 있다. 성서와 관련된 박물관의 유물 등 성경지명의 지도상의 위치를 상세한 자료와 함께 동시에 볼 수 있다. 이북(e-book) 성경은 종이책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여행 중 휴대가 편리한 장점이 있다. 필사시대에서 인쇄시대로 넘어 오는 것도 혁명이었다면, 인쇄시대에서 인터넷 시대로 넘어오는 것은 더 큰 혁명이다. 스마트 시대인 지금 디지털 방식을 통해 모든 사람의 손 안에서 정보혁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의사소통의 매체가 가히 혁명적으로 바뀌는 시대에 살고 있다. 

※ 생명의 말씀인 성경을 귀히 여기자
지금까지 하나님의 계시인 말씀이 구전을 거쳐 디지털 성경에 이르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어떤 생각이 드는가? 하나님께서 모든 시대 전 세대를 향하여 더욱 더 진전된 방식으로 말씀을 하고 계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특히 정보화 시대를 지나 디지털 사회에 이른 지금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매체를 통해서 우리와 밀착된 방식으로 말씀하신다. 그런데 우리는 영적 현실은 어떤가? 공기처럼 성경을 접하면서도 정작 말씀의 기갈에 시달리고 있지는 않은가? 그 이유가 무엇인가? 문자와 문장, 글에 갇혀 생명의 말씀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지 않아서 그렇다. 말씀 속으로 들어가 깊이 머물지 않으니 그 말씀이 우리 안으로 들어 올 여지가 없다. “내 말이 너희 안에 있을 곳이 없구나”(요8:37) 이 말씀이 바로 오늘 우리를 향하신 예수님의 탄식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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